Half-life, 말 그대로 반감기. 방사성 물질의 원자가 반으로 줄어드는 기간. 하지만 한참 좋았던 시절의 끝자락을 뜻하기도 한다. 전작의 엄청난 인기와 재미를 고려한다면 Half-life 2의 제목은 적절하다. by가 생략됐다는 전제아래...

게임에 몰입을 하는데 어려움을 느꼈다. 게임이 시시한 것인지 내가 몰입을 못한 것인지 헷갈리는데 반반 정도라고 치자. 사실상 FPS와 어드벤처가 혼합된 Half-Life 2를 재미있게 플레이하기 위해선 게임과 현실사이의 간극을 채워 줄 상상력이 필요하다. 아무리 잘 만든 게임이라 할지라도 상상력이 소진된 사람에게는 그저 모니터위에서 폴리곤 덩어리들이 벌이는 쌩뚱맞은 쇼에로만 보일 것이다. 아무리 진일보한 3D엔진과 물리엔진을 가지고 만들어졌다 할지라도 모자란 상상력을 채워 줄 수는 없는 것이다. 다만 가끔씩 "오~ 이 장면 죽이는데~" 정도의 감탄사는 내뱉게 할 수는 있어도 말이다.

10년 이상을 FPS 한 장르에 집착해왔는데, Half-Life 2를 플레이하면서 취향의 변화도 확실하게 느끼게 되었다. 둠, 울펜, 듀크뉴켐3D로 FPS를 시작했기 때문에 SF류에 대해서 막연한 호감이 있었다. 하지만 레인보우 시리즈를 시작으로 메달, 베틀필드, 콜오브듀티 등등을 플레이 하면서 밀리터리류를 좀 더 선호하게 된 것 같다. 이유는 아마도 리얼리티 때문인 것 같다. 터무니없는 점프와 달리기, 플라즈마, 중력건 같은 황당한 무기, 유치찬란한 형광색이 싫다. 하지만 아직 결론 내리기에는 이르다. 이번 겨울 아직 둠3는 남아있으니까. 시간이 될른지는 모르겠지만.... ㅋㅋㅋ

PS. 가장 인상적인 스테이지는 역시 좀비들과 싸우는레이븐 홀과 시민군과 콤바인들의 도심 전투 부분. 레이븐 홀에서는 바이오하저드를 능가하는 순수 'gore' 를 보여줬다. 건물 안에 반쯤 몸을 드러낸 시체가 보였는데 게임 전개상 분명히 이벤트가 발생할 지점이라 쫄아서 근 1분간을 서성거렸다. (새벽에 불꺼놓고 이어폰을 낀채 플레이 했다지만... 내 자신이 얼마나 우습던지.ㅋㅋㅋ) 도심 전투에서는 터널을 빠져나올 때 쯤, 뒤에서 돌진하는 메카닉(위 그림에 나오는 다리긴 녀석) 때문에 화들짝 놀랬다. 순간 땀이 삐질삐질...^^;;; 텅빈 도시 그러나 탈출구가 보이지 않는 골목에서 빌딩 3층 높이 만한 메카닉에게 쫓기는 그 장면을 꿈으로 바꿔놓는다면 훌륭한 악몽이 될 듯 했다. (아~ 오늘 밤 꿈에 나오면 안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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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sung329.egloos.com/ BlogIcon sung329 2005.01.03 09:09

    지나가다가 글남깁니다.

    저도 10년째 FPS만 하고 있는데 HL2는 기대가 컷는지.. 그닥 와닫지 않더군요
    "그저 모니터위에서 폴리곤 덩어리들이 벌이는 쌩뚱맞은 쇼"라는 글귀가 인상적이네요.


    둠3는 엇그제 클리어 했는데.. 이어폰 꼿고 밤에 하면 감담이 서늘 합니다.
    버뜨~ 후반으로 가면 그 극악의 난이도에는 두 손 들었습니다.
    노멀로 보스랑 맞짱 뜨다가.. oTL

    보스가 죽긴 죽는지 알아보기 위해 GOD/Give all 모드로 화력집중 15분...
    그제서야 죽더군요.. - _ - ;;;;

    요즘 즐기기에는 그냥 CS:sorce가 가장 알맞은것 같네요.

  2. slowhand 2005.01.04 01:29

    앗!! 저도 소스를 플레이하기 위해 하나 구입할 생각입니다. ㅋㅋㅋ DOD도 빨리 HL2 엔진에 맞게 업그레이드 되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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