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사진 인화권을 한 장 받았다. 10X15 인치 사이즈로 3장을 인화할 수 있단다. 오랜만에 사진이 담긴 외장하드를 정리했다. 무려 15000 여장. 그 중에서 3장을 뽑아 인화할 작정이었다. 두 장은 조카들을 위해 나머지 1장은 나를 위해... 수 많은 사진 중에서 베스트 샷을 뽑아내기란 쉽지 않았다. 수 시간의 삽질 끝에 세 장으로 압축하고 인화사이트에 업로드했건만, 10X15인치 크기로 인화하려면 600만화소는 되어야 한단다. 인화업체가 제시한 적정해상도가 2200X2800 사이즈니까 얼추 600만화소다. (300DPI의 프린터로 10X15 인치를 인화하기 위해서는 4500X3000 화소 정도(1350만 화소)가 필요하니까 인화업체의 프린터는 대충 200DPI 안팎의 성능을 가진 프린터일 게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내가 가진 디카는 400만 화소에 불과하다. 게다가 인화하려고 맘먹은 사진 중에는 330만화소 짜리도 있다. 예전에 쓰던 디카가 니콘 쿨픽스 995였다. 내가 가진 필름스캐너로 필름을 스캔하면 1000만 화소는 쉽게 넘길 수 있다. 그러나 필름을 스캔해서 인화한다는 것도 좀 무의미한 짓 같고...

요즘 이래저래 고화소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있다. 사실 웹에 사진을 올리고, 4X6사이즈나 D4 사이즈로 인화하는 정도라면 200만 화소로도 충분하다. 그러나 후보정을 위해 크롭하고 10X15사이즈로 인화하려면 적어도 800만 화소 이상이 필요한 것 같다. 800만 화소라고 하더라도 크롭할 수 있는 여유면적은 25% 밖에 되질 않는다. 물론 대형인화를 위해서 사진을 뻥튀기하는 방법이 있다. 나도 이번에는 이 방법을 통해 인화할 생각이다. 그러나 언제까지 400만화소로 버틸 수 있을지 모르겠다.

디지탈 카메라가 증가하면서 인화의 수요가 늘고 있고, 앞으로도 더 늘어날 것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디지탈 시대에 종이에 인화된 사진이 무슨 의미가 있느냐 반문할 수도 있겠다. 디지탈 사진은 디지탈 디바이스에서 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는 얘기일 테다. 하지만 가로,세로 10인치, 15인치의 잘 찍은 사진 한 장을 고급스런 인화지위에서 보는 느낌은 그것과 전혀 다르다. 해상도가 다르고 질감이 다르다.

과거에도 이와 유사한 경우가 있었다. PC와 워드프로세서가 등장했을 때 사람들은 종이로 된 문서가 줄어들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편리해진 문서작성과 저렴해진 인쇄비용은 오히려 종이문서의 양을 증가시켰다. 디지탈 카메라도 같은 길을 걷게 될 같다. 4X6 사이즈나 D4 사이즈는 이미 필름 인화의 가격과 비슷한 수준까지 내려왔고, 필름과 현상 비용을 고려한다면 오히려 더 싸다. 대형인화의 경우 더욱 저렴하다. 10X15 사이즈가 2000~3000원 대까지 떨어졌으니 말이다.

디지탈 이미징 기술은 급속도로 발전하고 있다. 그 가파른 기울기가 언제 완만한 곡선을 그리게 될지 잘 모르겠다. 하지만 그때까지 지름의 신은 내 주변을 멈돌 것이 분명하다. 800만화소는 필요하다. 단지 참고 있을 뿐이다. 참는 자에게 복이 있나니...

ps. 위에 사진은 나의 수동 SLR pentax p-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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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www.woorikiri.com BlogIcon 로묘 2004.10.04 00:21

    인화업체의 프린트... 음... 프린트 쓰는 업체는 아마도 없을것으로 사료되구요 ^^;
    3백만화소 카메라로 2048 x 1536 정도로만 찍어도~ (1600x1200 이상만 되어도..)
    A3 정도까지는 화질 열화 없이~ 무난히 인화 가능합니다.
    현미경 같은 눈이 아니시라면... 만족하실듯... ^^

  2. slowhand 2004.10.04 00:29

    로묘/쓰면서도 걸렸던 부분이네요. 프린터... 인화기로 정정하면 될까요?^^ 근데 적당한 인화품질이란게 좀 상대적인 적 같아요. 적정해상도 이하의 사진을 인화해도 볼만한 사진이 나오는 경우가 있고 아닌 경우도 있더라구요. 그리고 인화품질에 대한 기준도 개인별로 차이가 있겠죠. 아무튼 사진의 사이즈가 큰 만큼 멀리 떨어져서 볼 텐데, 제가 괜한 걱정을 하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네요.

  3. Favicon of http://www.woorikiri.com BlogIcon 로묘 2004.10.04 02:07

    음...네 맞죠...
    인화 품질은 거의 주관적이라고 봐도 되죠~ ^^
    음... 참고로 저의 경험으로는~
    1280 * 960 크기의 원본으로~ A3 사이즈를 인화했었는데~
    지금도 액자에 걸어서 벽에 걸어두었지만요...
    아주 가까이서 보지만 않으면~ 아주 멋진 작품처럼 보여요... ^^;
    (아주 가까이에서는 픽셀 깨진게 조금씩 보임 ^^)

    경험상 적절한 노출이 되어 있는 사진은... (오버나 언더를 제외한 사진들...)
    대부분 잘 나오더라구요... ^^

  4. Favicon of http://tonawa.com BlogIcon zork2k 2004.10.04 10:28

    얼마전에 11r 4천원씩 인화했던 슬픈 기억이 ㅡ.ㅜ

  5. slowhand 2004.10.04 11:47

    로묘/저도 빨랑 인화해서 결과물을 받아 보고 싶네요. 기대 만땅입니다.^^
    zork2k/11R에 4000원이면 그다지 비싼 것 아닌 것 같은데요.^^ 유명한 디지탈 인화업체중에서 Regular 사이즈를 지원하는 데도 별로 본적이 없구요.

  6. Favicon of http://www.hoongoon.com BlogIcon 훈군 2004.10.18 01:36

    제 짧은 소견으론...800만화소가 끝일 것같다는... ^^
    기술의 끝이 아니라 개인소유에서의 필요에 의한 당위성 말입니다.
    물론 기술은 끊임없이 발전하고, 사람은 끊임없이 욕심을 부릴테지만 말입니다.

  7. slowhand 2004.10.23 03:55

    훈군/그리되면 좋을 텐데 말이죠. 아무래도 렌즈의 광학 해상력 한계까지 증가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휴대폰에 500만화소 구겨 넣는 것을 봐서는...

  8. 나그네 2011.09.29 00:02

    800만 화소면은 해상도 최대로 찍었을 경우 a3사이즈 보다 조금 더 큰정도가 원본이고 더크게 뽑는 다면 확대의 개념이 되므로 화질손실은 당연한 이치임. 인화업체는 대략 300dpi 해상도의 열전사 프린팅 즉 인화(점단위 인쇄가 아닌 면단위 인쇄)를 하는 것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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