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번째 리뉴얼을 단행하면서 블로그의 부제를 Look back in anger로 바꿨다. '성난 얼굴로 돌아보라'라는 연극,영화의 원제 이기도 하고 올드보이 OST의 8번 트랙 제목이기도 하다. (아마 같은 제목의 우리나라 TV드라마도 있을꺼다.) 위에 보이는 그림은 제임스 앙소르의 '가면에 둘러싸인 자화상' 중 일부다. 제임스 앙소르에 대해 예전에 올린 포스트가 있다.

한 살, 두 살 나이를 먹어가면서 점점 분노를 느끼는 경우가 줄어드는 것 같다. 'look back in anger'의 주인공 처럼 까닭없는 분노는 아니더라도 이유있는 분노는 여전히 필요하다. 제 욕망에 미쳐 이제 그 알량한 가면마저도 귀찮게 여기는 세상... 맨 얼굴로, 화난 얼굴로 대면해야 한다.

내가 특별히 잘났다는 선민의식 때문도 아니고, 불굴의 정의감 때문도 아니다. 어쩌면 일종의 공포일지도 모른다. 화려하고 다양한 외양의 가면들이지만 무리 속에서 온전히 익명이 되어 버리는...... 그 상황이 나에겐 그렇다. 나를 잃어 버릴 것 같은 느낌, 내가 더 이상 내가 될 수 없을 것 같은 느낌 말이다.

아무튼 제대로 분노할 줄 아는 것이 일종의 자질이라면, 그 좋은 자질을 잃어간다는 것은 슬픈 일이다. 설령 그것을 잃어서 어떤 원숙함 따위를 얻을 수 있다하더라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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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지윤이친구 2004.09.27 09:13

    흠.. 심히 공감하옵니다.. 아침부터 심란하게 만드시는군요..--;

  2. slowhand 2004.10.03 11:03

    크~ 심란까지야. 근데 여기 댓글 단 걸 왜 까맣게 모르고 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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